[글로벌 외식정보=김근혜 ]


2026년 대한민국 외식 시장에서 ‘맛있다’는 표현은 더 이상 유효한 마케팅 언어가 아니다. 소비자는 이제 미각의 1차원적 자극을 넘어, 구강 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마찰과 저항감, 즉 ‘식감(Texture)’의 고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바로 ‘두쫀쿠(두껍고 쫀득한 쿠키)’다. 과거 부수적인 디저트에 머물렀던 쿠키가 식사 대용의 볼륨감과 떡에 가까운 점성을 확보하며 카테고리 킬러로 부상한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외식업의 본질적인 변화를 시사한다.
두쫀쿠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식감의 반전'입니다.
겉(Outer): 묵직하고 진한 초콜릿 반죽이 오븐에서 구워져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브라우니처럼 꾸덕한 질감을 유지합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버터의 풍미는 정신을 아득하게 만듭니다.
속(Inner): 이 쿠키의 핵심인 '카다이프(Kadaif)' 면입니다. 중동의 전통 식재료인 카다이프를 버터에 달달 볶아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와 버무린 그 속재료는, 씹을 때마다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고막을 때립니다.
쫀득함(Chewy): 일반적인 쿠키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마시멜로나 떡이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쫀득하게 늘어나는 질감은 왜 이름이 '두쫀쿠'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맛있는 건 칼로리가 높다는 것을. 하지만 두쫀쿠 앞에서는 그 어떤 다이어트 결심도 무너집니다.
달콤한 밀크 초콜릿의 맛이 혀를 감싸 안을 때쯤, 피스타치오 특유의 고소함과 짭짤한 풍미가 치고 올라옵니다. 이 완벽한 '단짠'의 밸런스는 도파민을 폭발시킵니다. "딱 한 입만 먹어야지" 했던 결심은 이미 사라지고, 손에는 어느덧 두 번째 쿠키가 들려있게 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왜 모든 먹방 유튜버들이 두쫀쿠를 선택했을까요? 바로 '소리' 때문입니다.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쿠키를 반으로 갈랐을 때 들리는 그 눅진한 소리, 그리고 카다이프가 씹히는 경쾌한 파열음은 시청자들의 자율신경을 자극합니다.
"이 소리 들리세요? 이건 쿠키가 아니라 예술입니다."
두쫀쿠 열풍의 이면에는 철저히 계산된 ‘도파민 경제학’이 깔려 있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고착화된 2026년의 경제 상황 속에서, 소비자는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쾌락적 보상을 얻길 원한다.
시각적 압도: 5cm 이상의 두께와 단면에서 쏟아지는 가나슈는 숏폼 콘텐츠 상에서 즉각적인 시각적 만족을 준다.
물리적 포만감: 가벼운 스낵이 아닌, 묵직한 중량감을 가진 디저트는 한 끼 식사를 대체한다는 심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결국 두쫀쿠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공략하는 ‘벌크업 다이닝’의 상징적 모델이다.
전문 매체로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쫀득함’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난이도다. 단순히 설탕을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수분 활성도를 제어하고 전분의 호화 상태를 유지하며 대량 생산 체제에서도 일관된 질감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이제 카페와 외식 브랜드에 있어 ‘독점적 식감’은 특허와 같은 권력이 되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흉내 낼 수 없는 수제 매장만의 ‘꾸덕함’은 곧 팬덤을 형성하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명확하다. 식감의 자극이 강해질수록 소비자들의 임계치는 높아지며, 이는 곧 당도와 점성의 과잉으로 이어진다. 2026년 하반기,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더 두껍고 더 쫀득한’ 쿠키를 만드는 곳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극단적인 질감 사이에서 산미(Acidity)나 염도(Salinity)의 밸런스를 통해 미식적 완성도를 확보하는 브랜드만이 ‘반감기 쇼크’의 늪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제 외식 경영자들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 당신의 메뉴는 단순히 ‘자극적’인가, 아니면 ‘정교하게 설계된 미학’인가.
•시장 성장률: 2026년 국내 외식 시장 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나, 카페·베이커리 복합형 매장은 전년 대비 약 12%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선택적 소비' 경향을 뚜렷하게 보임.
•유행 반감기: 최근 K-디저트의 유행 주기는 과거(크로플 약 160일)에 비해 극도로 짧아진 평균 20일 내외로 분석됨.
기고: 김근혜 외식산업 분석가
https://www.youtube.com/watch?v=g00SHrLZsFc
이 비디오는 2026년 초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두쫀쿠' 열풍이 단순한 국내 유행을 넘어 해외 유력 매체인 BBC에서도 주목할 만큼 강력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어 칼럼의 전문성을 뒷받침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