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식정보=진익준 논설위원]

창업 박람회장에 가보신 적 있습니까? 그곳은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용광로와도 같습니다. 번쩍이는 부스, 세련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 그리고 ‘누구나 월 순수익 500만 원 보장!’ 같은, 거의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구호들이 떠다닙니다. 특히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부스는 경험 없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구원의 동아줄처럼 보입니다. 본사가 상권 분석부터 인테리어, 기기 세팅, 운영 교육까지 ‘알아서 다’ 해준다고 합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당신의 성공을 돕는 든든한 ‘파트너’라고 소개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파트너’. 동업자, 동반자. 같은 배를 타고 거친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는 동지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오늘 저는 컨설턴트로서, 이 아름다운 단어에 감춰진 냉혹한 비즈니스의 민낯을 들춰보고자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예비 창업자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당신과 손잡으려는 그 본사는 정말로 당신의 ‘파트너’입니까, 아니면 그저 당신에게 인테리어와 기계를 팔아치우려는 ‘장비 판매상’에 불과한 것은 아닙니까?
파트너십의 본질은 ‘이익의 공유’와 ‘위험의 분담’에 있습니다. 가맹점주가 돈을 벌면 본사도 돈을 버는 구조, 그것이 건강한 프랜차이즈 생태계입니다. 하지만 과연 모든 본사가 그런 선순환 구조를 지향할까요? 일부 영악한 본사들은 전혀 다른 사업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력 사업은 ‘커피 판매업’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판매업’입니다.
이런 본사들의 주 수입원은 가맹점의 월 매출에서 나오는 소액의 로열티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이 창업을 결심하는 바로 그 순간, 가장 큰 이익을 얻습니다. 바로 가맹비, 교육비, 그리고 무엇보다 인테리어 비용과 기기 판매 마진입니다. 본사가 지정한 업체에서만 시공해야 하는 인테리어,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해야 하는 커피 머신과 키오스크.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이 바로 그들의 핵심 이익입니다. 당신의 카페가 앞으로 한 달에 100만 원을 벌든, 손해를 보든 그들의 일차적 목표는 이미 달성된 셈입니다. 당신은 커피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들은 인테리어와 장비 판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입니다.
이런 모델은 해외에서도 수많은 cautionary tale, 즉 ‘경고성 실화’를 남겼습니다. 199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베이글 프랜차이즈 열풍이나 2000년대의 프로즌 요거트 붐을 기억하십니까? 수많은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 가맹점을 모집했지만, 유행이 끝나자 본사는 다음 유행 아이템을 찾아 떠났고, 비싼 돈을 주고 ‘가게’를 산 점주들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그들에게 본사는 파트너가 아니었습니다. 유행에 편승해 한몫 챙기려던 장사꾼이었을 뿐입니다.
“그런 속내를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입니까?” 라고 항변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입니다. 많은 분들이 깨알 같은 글씨와 복잡한 표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넘겨버리지만, 이것은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족집게 기출문제집’과도 같습니다. 몇 가지만 제대로 읽을 줄 알아도, 장밋빛 약속 뒤에 숨은 본사의 민낯을 상당 부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가맹점 변동 현황을 보십시오. 신규 개점 수만 보지 마시고, ‘계약 해지’와 ‘계약 종료’ 건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새로 문 여는 가게만큼, 문 닫는 가게가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실패가 다른 누군가의 희망으로 포장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본사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십시오. 본사의 매출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체 매출에서 로열티 수익보다, 가맹점에 물건을 팔아 남기는 ‘상품 매출’이나 최초 가맹금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는 가맹점의 지속적인 성공보다는 신규 가맹점 유치를 통한 ‘한 탕’에 집중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셋째,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십시오. 공정위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받은 내역, 가맹점주와의 소송 기록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파트너’라면서 점주들과 잦은 분쟁을 일으키는 본사라면, 당신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정보공개서로 1차 검증을 마쳤다면, 이제 상담 과정에서 본사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본사가 어떻게 답하는지를 보면, 그들이 ‘파트너’인지 ‘장비 판매상’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제가 직접 아는 곳에 맡기면 안 됩니까?”
만약 본사가 “브랜드의 통일성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한다면, 그들의 진짜 속내는 인테리어 마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정한 파트너라면, 점주의 비용 절감을 돕기 위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되, 복수의 업체를 통해 비교 견적을 받도록 허용하거나, 점주가 직접 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필수 구매 품목의 상세 단가표를 미리 볼 수 있습니까?”
원두나 컵처럼 브랜드의 정체성과 직결된 품목 외에, 냅킨이나 청소용품까지 불필요하게 많은 품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시중가보다 비싸게 공급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계약 기간 내내 점주의 발목을 잡는 ‘보이지 않는 월세’나 다름없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점주님 3분과 통화하고 싶습니다. 본사에서 추천하는 곳 말고요.”
성공 사례만 보여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매장은 없는지, 본사의 위기관리 능력과 슈퍼바이저의 지원은 실질적인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입니다. 이를 꺼리거나 막는다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프랜차이즈는 분명 무경험 창업자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사와 점주가 ‘가맹점의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즉 진정한 파트너십이 작동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부디 기억하십시오. 당신은 지금 수천만 원, 혹은 억대의 돈을 주고 ‘가게’라는 상품을 사는 고객이 아닙니다. 당신의 전 재산과 미래를 걸고 함께 항해할 ‘배’와 ‘선장’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들이 당신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든든한 파트너인지, 아니면 그저 구명조끼 하나 던져주고 자기 잇속만 챙길 장사꾼인지 구별하는 날카로운 눈.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창업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