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식정보=진익준 논설위원]

거리를 걷다 보면 이상한 장면을 자주 봅니다.
같은 브랜드, 같은 메뉴, 같은 간판인데—
한쪽은 손님이 줄을 서고, 다른 쪽은 조용히 불이 꺼져 있습니다.
무엇이 달랐을까요?
손맛일까요?
운일까요?
아니면 사장의 태도일까요?
그 질문은 늘 공중에 머뭅니다.
오늘은 그 답을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라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어떻게 사람을 잠들게 하는지 말이죠.
프랜차이즈 창업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안전벨트입니다.
본사가 준비해둔 레시피, 마케팅, 물류—
그 모든 것이 실패의 가능성을 낮춰 줍니다.
창업자는 혼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안전할수록 사람은 오히려 방심합니다.
‘펠츠먼 효과’가 말하듯,
“안전하다”는 확신이 때로는 가장 위험한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창업자가 그 푹신한 안전벨트에 몸을 맡긴 순간,
그는 모르게 운전대를 놓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사고는 조용히 시작됩니다.
컨설팅 현장에서 보면, 가맹점주는 두 부류로 나뉩니다.
같은 간판을 걸었지만—
한쪽은 ‘사장님’이고, 다른 쪽은 ‘점장님’입니다.
‘점장형 점주’는 본사가 짜놓은 길 위에서만 움직입니다.
그 길이 끝나면 멈춥니다.
문제가 생기면 본사부터 찾습니다.
그는 주인이 아니라, ‘본사의 대리인’에 가깝습니다.
반면 ‘사장형 점주’는 길 위에서도 방향을 바꿉니다.
본사의 매뉴얼을 ‘기준’으로 보되, 거기에 자신의 감각을 더합니다.
조금의 수고,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손님의 기억에 남을 한 끗을 만듭니다.
같은 브랜드, 같은 시스템 안에서도
누구는 ‘점장’으로 남고, 누구는 ‘사장’이 됩니다.
그 갈림길은 언제,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아마 그 차이는 “누가 운전대를 쥐고 있다고 믿느냐”일지도 모릅니다.
본사는 좋은 차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차가 좋다고 운전이 쉬운 건 아닙니다.
운전대를 쥔 손의 감각, 시선의 방향,
그리고 도로의 리듬을 읽는 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습니까?
본사의 눈을 의식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고객의 얼굴을 보고 있습니까?
우리 가게의 1%는 어디에 있을까요?
본사의 매뉴얼에 없는, 그러나 손님이 ‘다시 찾을 이유’가 되는 그 1%.
그건 아마도 메뉴의 비법보다는
사장님의 태도, 즉 ‘내 가게를 내 손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올 겁니다.
프랜차이즈는 좋은 출발선입니다.
하지만 출발선이 목적지는 아닙니다.
본사의 시스템은 ‘보호장치’일 뿐,
‘추진력’은 아닙니다.
사고를 막는 진짜 안전벨트는 당신 안의 ‘주인의식’입니다.
그 의식이 꺼진 순간,
누구든 ‘점장’이 됩니다.
본사가 준 차를 몰고, 어디로 갈지는—
결국 운전자의 선택입니다.
오늘, 당신은 운전석에 앉아 있습니까?
아니면 누군가 대신 운전해 주길 기다리고 있습니까?
늘 깨어 있는 당신과 레스토랑을 응원합니다~
인포마이너: ikjunj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