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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바꾸자, 도시가 바뀌기 시작했다”
  • 김근혜
  • 등록 2026-01-14 07: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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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 RISE, 4주간의 실험이 지역 외식산업의 5년을 흔들다

[글로벌 외식정보=김근혜 기자]

사진:익산대표맛집 경영개선 RISE사업교육 수료식 왼쪽으로 부터 두번째 정광래과장 미식위생과


전북 익산의 외식업 현장에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시작됐다. 단순한 교육이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경영 구조와 메뉴 체계, 그리고 지역 외식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실험이 현실에서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이 2025년 12월 23일부터 2026년 1월 23일까지 진행된 ‘익산 대표맛집 RISE 경영개선 컨설팅’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익산시와 원광보건대학교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외식창업교육원이 주관한 익산시 5개년 RISE(지역혁신체계) 사업의 첫해 핵심 프로젝트로, 익산을 대표하는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총 5회에 걸친 집중 교육·경영 개선·메뉴 개발·업주 간 간담회를 병행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단기 강의에 그치지 않고, 각 업소의 주방 동선, 원가 구조, 서비스 흐름까지 직접 점검하고 손대는 현장형 산업 개입이라는 점에서 기존 외식 정책과는 결이 달랐다.


“교육이 아니라, 산업을 다시 설계하는 현장”

이번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철학은 사단법인 한국외식창업교육원 안형상 이사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안 이사장은 “외식업은 더 이상 감각과 경험만으로 버틸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과학적 경영과 표준화된 메뉴, 그리고 지역 산업 전략 속에서 다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이번 RISE 컨설팅은 그 철학을 현장에 구현하는 첫 실험이었다.

그 중심에는 진익준 교수의 경영개선 강의가 있었다. 진 교수는 각 업소의 매출 구조와 원가 비율, 회전율 데이터를 바탕으로 ‘왜 이 집은 바쁘게 일해도 돈이 남지 않는가’를 숫자로 풀어냈다. 막연한 조언이 아니라, 손익 구조를 해부하듯 보여주는 분석에 업주들은 자신의 가게를 처음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불 앞에서 이뤄진 메뉴 혁신

주방에서는 방선배 명장김영훈 명인이 직접 불 앞에 섰다. 방 명장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익산다운 맛’이 무엇인지를 조리 과정으로 보여주며, 불 조절과 육수, 양념의 균형이 어떻게 메뉴의 격을 바꾸는지를 설명했다. 김영훈 명인은 기존 메뉴를 하나하나 해체해, 조리 공정과 원가, 플레이팅까지 동시에 개선하는 방법을 현장에서 시연했다.

한 업주는 “레시피를 바꾼 것이 아니라, 메뉴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곧, 감각의 요리가 산업의 메뉴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익산을 대표하는 현장 주체들

이번 컨설팅에는 물머리집, 반야돌솥밥, 유신제면소, 웅포식당, 함지박, 솜리뼈다귀탕 등 익산을 대표하는 음식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행정이 임의로 선정한 업소가 아니라, 실제 매출과 브랜드력,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별된 ‘현장형 강자’들이다. 마지막 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가 익산 대표맛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행정이 현장을 따라 움직일 때

이번 RISE가 형식에 머물지 않고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익산시 미식위생과의 현장 밀착형 행정이 있었다. 이영춘 계장과 정희운 주무관은 사업 기획 단계부터 업소 선정, 일정 조율, 현장 대응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며 업주·교육기관·행정을 잇는 실질적 허브 역할을 수행했다. 한 업주는 “형식적인 공무원이 아니라, 우리 장사를 함께 고민해 주는 파트너 같았다”고 말했다.


“RISE는 5년짜리 산업 전략이다”

마지막 간담회에는 미식위생과에 새로 부임한 정광래 과장이 참석해 “RISE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익산 외식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5년짜리 전략”이라며, “첫해의 경험과 부족함을 토대로 더 정교하고 연속성 있는 정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사진: RISE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익산 미식위생과 정광래과장


외식업, 지역 성장의 핵심 자산으로

익산 RISE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음식점은 더 이상 개인의 생계형 업종이 아니라, 관광·일자리·지역 브랜드를 동시에 견인하는 산업 인프라다. 백제 유적과 지역 농산물 위에, 이제는 ‘익산의 맛’이라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얹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5년 12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이 한 달간의 실험은, 식당 몇 곳을 바꾸는 것을 넘어 도시의 외식 생태계를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익산의 주방과 식탁 위에서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외식정보 : 김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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