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서 2025년에 걸쳐 미국 외식 산업은 눈에 띄는 진화를 경험했다.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단순한 음식 제공을 넘어선 경험 중심 다이닝의 부상이다. 오픈테이블(OpenTable) 데이터에 따르면 체험형 다이닝 예약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특히 테이스팅 메뉴(38%), 디너 앤 쇼(34%), 테마 다이닝(16%)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의 "바다 밑(Under the Sea)" 레스토랑처럼 고객을 특정 테마에 몰입시키는 공간이나, 시카고의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 헌정 레스토랑 겸 공연장인 가르시아스(Garcia's)처럼 음식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레스토랑들은 기억에 남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할 만한 순간을 제공하며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지속가능성 역시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은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레스토랑을 선호하며, 이는 팜투테이블(farm-to-table), 제로 웨이스트, 재생 농업 소싱, 식물 기반 메뉴 확대 등의 콘셉트로 나타나고 있다. LA의 미슐랭 그린 스타 레스토랑 프로비던스(Providence)는 지속가능한 해산물 사용, 옥상 정원 운영, 제로 웨이스트 디저트 제공 등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디자이너들 또한 재활용 재료, 에너지 효율적인 설비, 자연 요소를 통합한 생체 친화적 디자인을 강조하며, 이는 특히 밀레니얼 및 Z세대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기술 통합은 운영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동시에 잡는 전략으로 부상했다. 온라인 주문, 셀프서비스 키오스크, 디지털 메뉴판,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등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 고스트 키친 및 가상 브랜드는 낮은 간접비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AI 기반 운영, 틈새시장 공략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6년에는 안면 인식 주문/결제 및 AI 폐기물 감소 기술이 표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초개인화 및 틈새시장 공략도 두드러진다. 비건, 케토 친화적, 글루텐 프리 등 특정 식이요법 전문 레스토랑이나 단일 품목에 집중하는 콘셉트가 늘고 있다. 시카고의 아카호시 라멘(Akahoshi Ramen)이나 뉴욕의 코리마(Corima)처럼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워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자연 친화적인 생체 친화적 디자인, 다양한 상황에 맞춰 변형 가능한 모듈식 공간, 디지털 요소가 매끄럽게 통합된 '피지털(Phygital)' 환경,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내는 내러티브 디자인 등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도시의 신규 레스토랑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새로운 미식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인도 회원제 클럽 콘셉트의 벙갈로(Bungalow) , 해산물과 와인에 집중한 페니(Penny) 등이 주목받고 있으며, LA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프로비던스(Providence) 와 제철 일본풍 요리를 선보이는 RVR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그레이트풀 데드 테마의 가르시아스(Garcia's) 와 장작불 라틴풍 콘셉트의 브라세로(Brasero) 등이 혁신적인 콘셉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외식 산업은 2025년에 1.0%의 실질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 동시에 외식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로 인해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로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경험, 지속가능성, 기술을 중심으로 한 혁신이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레스토랑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